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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태버섯.. 눈을 떠보니 새벽 5시.. 연일 지리하게 계속되던 빗줄기가 그쳤는지 새벽 창밖엔 어슴프레 여명이 밝아온다.. 습관적으로 주섬주섬 카메라를 챙긴다.. 문득, 노랑망태버섯 생각이 나서다.. 휴일 새벽이어서인지 도로엔 차들이 별로 없다.. 구름사이로 내비치는 아침빛에 며칠동안 묵직했던 마음들이 조금은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정릉에 도착, 산길을 오르다 보니 벌써 몇몇 진사들이 눈에 띈다.. 참 부지런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지금쯤이면 지천에 노랑망태들이 보여야 할텐데 눈에 띄는 녀석들이 없다.. 숲속을 여기저기 찾아다녀 보았으나 결국 찾을 수 없었다.. 다행히 길가에 딱 한 녀석만 다소곳이... 왜지? 예전에 왔을 땐 숲속에 지천으로 있던 녀석들이었는데... 문득 그런생각이... 1~2 주전 이곳에 진사.. 더보기
더 가깝지도 더 멀지도 않게.. 어느 날, 고흐가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는데, 한 사람이 물건을 포장하는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 사람의 가슴에는 포장용 천으로 사용했던 흔적이 뚜렷이 남아 있었는데 바로 천에 새겨진 글자 때문이었습니다. ‘Breakable'(잘 깨짐) 그 문구를 보며 고흐는 자신의 무릎을 쳤습니다. “아하! 사람은 깨지기 쉬운 존재로구나!”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의 앞을 지나쳐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다시 보았는데, 그의 등에도 글자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Be Careful'(취급 주의) 고흐는 등에 새겨진 글을 보고 다시 한 번 무릎을 두드렸습니다. “맞아, 사람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거야!” 우리 주변에서 가장 잘 깨지는 것은 유리병입니다. 유리병은 쉽게 깨지고 한 번 깨.. 더보기
雨中 吉祥寺... 능소화란 년 / 박 산 담쟁이 능소화는 립스틱 짙게 바른 서른아홉 농염한 여인이다 달밤 칙칙한 어둠과 벌인 스멀스멀한 섹스로는 채우지 못한 가슴에 구멍만 숭숭 뚫렸고 새벽 찬 공기 몇 모금으로는 목만 더 탄다 누군가 붙여준 '양반꽃'이란 이름이 싫어 담장 타고 올라 서방질하려 하지만 품은 독을 눈치 챈 남정네는 멀뚱거린다 그래도 포기 못하는 미련에 손가락 입술 살포시 누르고 눈 찡긋 '나 이쁘지, 나 이쁘지' 한다 솔직히 난 예쁘다 길상사엔 여인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있다. 김영한(1916∼1999).. 열 다섯살에 결혼했으나 남편이 우물이 빠져 죽어 청상이 된다. 갈 곳이 없는 영한은 권번 기생으로 나섰고 가무는 물론 시서화가 뛰어나 곧 최고 기생으로 이름을 날리게 된다. 스무살 되던 해 그녀는 일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