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물도 언덕을 넘어 내려서니 등대섬이 보이고,
그 아래 물길이 열려 소매물도와 등대섬을 연결하는 몽돌밭이 나타난다..
소매물도와 등대섬은 아주 가까이에 있어,
물이 빠지면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걸어갈 수도 있다.
등대섬 가는 길의 몽돌밭은 약 80여m폭으로 하루 두 번, 본 섬과의 길을 열어준다..
사람들은 이 바닷길이 열리는 것을 보고 모세의 기적이라고도 한다..
그 길 위로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열려져 있는 물길을 가까이서 들여다 본다..
열린 물길에 감춰져 있던 몽돌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수 많은 세월, 그 파도에 씻기우며 닳아 이젠 둥그런 몽돌이 된...
그 몽돌이 온 몸에 해초를 뒤집어 쓰고 있다..
그 모습이 부끄러운가 보다.....허긴.... 알몸이 드러나는 일인데...
저 멀리 배 한척이 여유로워 보인다..
등대섬에 올라서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저 아래 갈라진 물길과 소매물도 본 섬이 보인다..
등대섬으로 조금 더 올라서서 뒤돌아 본 소매물도...
등대섬에서 소매물도를 바라보면 기암괴석으로 이어진 바위 전체가
거대한 공룡이 앉아 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소매물도의 또 다른 멋을 느낄 수 있다..
갈라진 물길 끝부분에 커다란 공룡이 머리를 바닷속으로 향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 보인다..
등대를 올려다 본다..
가파른 나무계단이다..
휴일이어서인지 많은이들이 오름을 하고 있다..
그 날은 내가 사진장비를 메고 가다보니
일용할 양식과 물 등 무거운 산행장비는 마눌님이...
등대를 오르던 중 호흡을 가다듬기 위해 잠시 멈춘 틈을 타 마눌님 한 컷...
무거운 등산배낭을 보니 좀 미안하긴 하다...
허긴 내 사징기 가방도 15키로는 족히 넘으니...
등대가 이젠 코 앞이다..
등대쪽에서 내려다 본 넓다란 초원..
그 초원의 풀들이 바람에 너울댄다..
한 폭의 추상화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풀'
등대에서 내려다 본 바위들..
흐린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고
.
.
.
이외수/'더 깊은 눈물 속으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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