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에 기댄 함양의 옛이름은 ‘천령’..
하늘과 맞닿은 고개라는 뜻이다...
오래전 함양 사람들은
광양·하동·구례 사람들과 만나는 지리산 장터목으로 가기 위해
괴나리봇짐을 지고 고갯길을 넘었다...
그 고개가 소도 발굽을 쉬어 간다는 제한재...
지안재로 많이 알려져 있다...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기도 한 곳...
TV광고에도 등장할 만큼 아름다운 고갯길이지만,
막상 차를 몰고 오르면 꺾여지는 각도가 여간 가파르지 않다...
고개 정상의 제한정에서는 함양 들녘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88고속도로 함양나들목에서 8㎞ 거리..
지안재를 넘어 변강쇠와 옹녀가 만났다는 오도재 둥구마을을 지나면
지리산 조망공원 휴게소에 닿는다..
어리석은 자들이 머물면 지혜를 얻는다는 지득정(智得亭)이 있는 곳..
맑은 날이면 백소령, 반야봉 등 천왕봉을 중심으로 줄달음쳐 가는
지리산 능선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함양나들목에서 12㎞ 거리..
이곳 지안재는 구불구불한 고갯길의 야경이 아름다워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고개를 넘나드는 차량들의 궤적이 흡사 뱀을 연상케 한다..
백사(白蛇), 꽃뱀인 화사(花蛇), 능구렁이인 능사(綾蛇)..
그 뱀들의 다양한 모습을 각도를 달리하여 한번 들여다 본다..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 두 마리가 서로 사랑했네..
추위에 떠는 상대를 보다 못해 자신의 온기를 전해 주려던
그들은 가까이 다가가면 갈수록
서로에게 상처만 준다는 것을 알았네..
(계속)
안고 싶어도 안지 못했던 그들은
자신들의 몸에 난 가시에 다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거리에
함께 서 있었네..
비록 자신의 온기를 다 줄 수 없어도
그들은 행복했네...
(계속)
사랑은 그처럼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것이다..
멀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은
적당한 거리에서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것이다..
(계속)
가지려고, 소유하려고 하는 데서
우리는 상처를 입는다..
그들은 서로 적당한 간격으로 떨어져 있지 않은가..
(계속)
함께 서 있으나 너무 가깝게 서 있지 않은 것,
서로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 것,
그렇게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랑이 오래 간다...
이정하/'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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