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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

다시찾은 오도산의 새벽..


8일동안에 세번을 오른 오도산...

오늘도 역시 오도산은 쉬이 속내를 드러내보여 주지 않는다...

짙은 안개에 휩싸인 오도산은 그자리에 그렇게 있었다..

온몸이, 그리고 카메라가 짙은 안개속에서젖어,

흡사 비라도 흠씬 맞은 양상이다..

잠시 안개가 비켜간 찰나에 해맞이 대신 산 아래에 눈을 맞춰 본다..

황홀한 일출을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이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

저 아래 산굽이에서 언뜻 시야에 들어온다...



즐비하게 늘어 선 사징기들이 여명을 기다리며 새벽이슬을 머금는다..

다양한 사람들 만큼이나 다양한모습이다..

그곁엔어둠을 걷어내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이 또함께 한다...

참 열정이다라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 책으로 배울 수 없는 그 무엇 -

한 영악한 소년이 있었다.

그가 일상생활을 통해 배운 사회교육으로는 돈이제일이었다.

돈만 있으면 못하는 게 없었다.

돈 앞에서는 모든 사람이 비굴할 만큼 허리를 굽혔다.

그는 사고 싶은 것도 많았다. 다른 집 아이처럼 컴퓨터 놀이도 하고 싶었다.

(계속)




당장에 필요한 것은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상표의 운동화였다.

아무리 사달라고 어머니에게 졸라도

어머니는 “신발이 멀쩡한데 왜 또 사달라느냐”고 야단칠게 뻔했다.

“그 신발을 안 신고 학교에 오는 아이가 나밖에 없다”는 것이

얼마나창피스러운 일인지를 어머니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계속)




궁리 끝에 그는 운동화를 살 돈을 자기가 마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안 사먹고

학교에서 무슨 학습비를 가져오란다고 거짓말도 해가며

어머니의 호주머니를 이리 뜯고 저리 뜯고 했다.

이렇게 돈을 모았지만 그래도 5000원이 모자랐다.

어느날 아침에 그는 어머니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네주고 학교로 갔다.

(계속)



어머니가 그 종이를 펴보았더니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엄마가 나에게 빚진 것. 심부름 한 값 2000원, 쓰레기버린 값 1000원,

집안 청소한 값 1000원, 기타 1000원,합계 5000원.”

소년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어머니의 눈치부터 살폈다.

그러나 어머니의 표정은 평소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마치 아들이 준 메모지를 미처 읽지 못한 것처럼행동했다.

(계속)



저녁을 먹을 때에도 어머니는 아들의 ‘청구서’에 대해서 언급이 없었다.

만약에어머니가 그것을 읽었다면 틀림없이 아버지에게 말했을 텐데

아버지도 평소와 조금도다름이 없었다.

소년이 보기에는 그것은 꼭 태풍을 앞둔 고요같기만 했다.

(계속)



불안해진 소년은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 하며 식탁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어머니는 아들에게 “여기 네 돈이 있다”며 흰 봉투를 하나 주었다.

당장에 얼굴에 웃음꽃을피우며 제 방으로 달려간 소년이

봉투안을 털어봤더니 빳빳한 1000원짜리 다섯장과 함께

어머니의 편지가 들어있었다.

(계속)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아들이 엄마에게 빚진 돈,

아들에게 잠 잘자라고 자장가를 들려준 값 공짜,

아들이 병 났을 때 간호해준 값 공짜,

아들에게 옷 사입혀 주고 장난감을 사준 값 공짜,

아들의 생일에 친구들을 불러 잔치를 차려준 값 공짜,

아들 방을 예쁘게 가꾸어 준 값 공짜,

아들에게 주는 사랑값 공짜,

합계 없음.”

(계속)



소년은 말 없이 어머니가 준 5000원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죄지은 사람 모양 고개를 떨군 채

저녁 뒤치다꺼리를 하고 있는 어머니의 손 위에 5000원을 올려 놓았다.

그 후로는 조금도 꾀부리지 않고 어머니 심부름을 했다. 공짜로.

그 어머니는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또 교육학을 몇 십 학점 딴다고 해서 터득할 수 있는 교육의 비법도 아니다.

교육부와 대학총장들의 다툼을 보면서

어떤 것이 진짜 교육의 참모습인가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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