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여만에 다시 찾은 소매물도와 등대섬...
지난번엔 간간히 내리는 비에 구름이 잔뜩 내려 앉았고,
바람이 얼마나 불던지 서있을 수 조차 없었건만,
이번에 찾았을 땐 바람한점 없는 염천에
너무 더워 또한 서있을 수 조차 없는 날이었다...
다행히 파란하늘에 뭉게구름, 푸르른 바닷물, 물길을 가르는몇 척의 배...
마음을 사로잡는 아름다움이 있어, 그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었다..
거제도 저구항에서 소매물도까지는 뱃길로 30여분...
뱃전에서 보이는 저 섬과 그 위로 흘러가는 뭉게구름이
마음을 사로 잡는다...
가방에서 서둘러 사징기를 꺼내들구선....
담아본다...
소매물도항에 도착후 등대섬으로 가기 위해선
조그만 산을 하나 넘어야하는데,
산을 넘다 숨이 턱까지 차올라 잠시 쉬면서 뒤를 돌아다 본 순간,
아까 뱃전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운 무인도 곁을
수 척의 배가 물살을 가르며 달린다...
주체할 수없는 땀방울을 연신 훔쳐가며
그 뱃전의 부딪히는 시원한 바닷바람을 생각하며또 셧터를 눌러 본다...
이 땅의 어느 곳
누구에게도 마음 붙일 수 없어
바다로 온 거야
너무 많은 것 보고 싶지 않아
듣고 싶지 않아
예까지 온 거야
너무 많은 말들을
하고 싶지 않아
혼자서 온 거야
.
.
.
.
이해인/'바다새' 중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 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류시화/'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
.
.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류시화/'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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