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산에 금빛 찬란한 절이 있다. 신비하다.
빙하와 숲과 호수와 대초원이 있다.
초원에는 소와 양이 떼 지어 다닌다.
미려하고 고요하고 여유가 넘친다.
세상과 동떨어진 곳이다.....
1933년 미국 소설가 제임스 힐턴의 소설인
<잃어버린 지평선>의 한 대목이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히말라야 동쪽에 '샹그릴라'라는
지상낙원이 있다고 묘사했다...
당시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많은 미국인들이
이 샹그릴라에 매료되었다...
이후 수많은 모험가와 탐험가가 샹그릴라라는
이상향을 찾아 나섰지만 실패했다...
샹그릴라는 현실의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이상향으로 인식되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나섰다..
지난 1977년에 중국 윈난성 정부는
바로 이곳, 중덴현의 디칭 장족 자치주가
샹그릴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4년뒤 2001년, 중국 중앙정부는
‘중덴’을 ‘샹글릴라(香格里拉)’로 공식 개명했다...
2003년에 유네스코도 샹그릴라를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역사적 사실이나 진실과는 관계없이
소설속의 유토피아가 눈앞에 나타나는 마술을 보여준 것이다...
해발 3,300m의 고원도시 샹그릴라는
그렇게 탄생이 되었다..
샹글릴라를 한자로 표기한 香格里拉..
어쩐지 억지스러움이 묻어난다..
남의 땅을 빼앗아
유토피아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중국...
이번 티베트 출사에선
그래서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내가 만난 티베트인들은
대부분 척박함 속에서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내 눈에 비친 그들은 너무나 평화롭고,
너무나 환하게 웃는 모습이어서,
그나마 씁쓸한 마음이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티베트에서는 정치적으로 중국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만 빼면,
일상에서는 도대체 불평과 불만이 존재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것은 어떤 면에서 체념이었고,
어떤 면에서는 초월처럼 보였다..
중국에서는 티베트를 그들의 자치구 중 하나인 '서장자치구'로 부르며,
티베트인들을 '장족'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이건 과거의 일제가 우리를 '이씨조선'이라 부르고,
'조센징'이라 했던 것 처럼 비하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라 한다..
그들의 삶은 우리와 비교해 보면,
거의 난민 수준이다..
하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우리보다 불행하지 않다고 말한다..
해질녁 농부의 고단한 발걸음이...
고단하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 발걸음 어디에서도,
불행해 보이는 흔적은 없어 보인다...
'차마고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꺼쵸(木格錯) 호수 공원.. (10) | 2007.11.30 |
---|---|
이방인(異邦人).. (26) | 2007.11.22 |
염정(鹽井)(2편)---여인의 눈물 밭 (12) | 2007.11.18 |
차마고도(茶馬古道)의 우수한 경관-- 염정(鹽井)(1편) (19) | 2007.11.17 |
차마고도(茶馬古道).. (8) | 2007.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