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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고도

바람이 읽어 주는 경전소리...




보통 티베트의 언덕이나 고갯마루 등

신성한 곳에는 어디에나 라체(돌 서낭탑) 혹은

쵸르텐(돌탑)이 세워져 있고 그곳엔

어김없이 오색깃발인 타르쵸가 날리고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지날 때 향을 피우고

기원을 적은 룽다(타르쵸와 혼용되어 쓰임)를

날려 보낸다..










중국의 운남성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도로 중

가장 높다는 4,296m의 도로 바로 옆에

어김없이 타르쵸가 휘날리는 가운데

손에 잡힐 듯한 만년설산이 펼쳐져 있다..

일명 백마설산(白馬雪山)..



하지만 아름다웠을 백마들은

이제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갈수록 그 아름다운 털빛을 잃고 있다..



전에 만년설이 있었던 이곳은

이제 주토(朱土)와 흑빛의 바위로

맨 얼굴을 드러낸 곳이 많다..











타르쵸란 경전을 적은 오색깃발로서

각각의 색깔은 우주의 5원소,

즉 파란색은 하늘을, 노란색은 땅을,

빨간색은 불을, 흰색은 구름을,

초록색은 바다를 상징한다고 한다..











티베트 사람들은 타르쵸가 바람에 날리는 소리를

바람이 경전을 읽고가는 소리라고 말한다..












또 곳곳에는 호리병처럼 생긴 분향대와

그곳에서 곱향나무(소나무처럼 생긴 향나무)를

태우며 기원을 드리는 사람들을 볼 수 있으며,

나의 출사길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오체투지를 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고 한다..












본래 오체투지(五體投地)란 양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닿도록 절을하며

부처에게 예를 올리는 것인데,

실제로는 배와 가슴, 허벅지까지 땅에 닿게하여

전체투지 모양을 띤다..



타르쵸가 휘날리는 어느 고갯마루에서

할머니 두분이 무언가를 까고 있다..

얼굴엔 따스함이 가득이다..













보통 티베트인들이 오체투지를 할 때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더 정확히 말하면 절을 더 많이 하기 위해

앞에는 야크가죽으로 만든 앞치마를 걸치고

손과 발, 팔꿈치에는 나무와 가죽으로 된

보호대를 착용한다..











그들은 그런 모습으로 3보1배의 오체투지로

수천km를 수개월에서 수년동안

수도인 라싸까지 순례의 길을 간다..

도중에 길에서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그것은 몸으로 경전을 읽는

그들만의 방식이었다..

눈으로만 경전을 읽어 온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가 없는 일이지만.....



티베트(Tibet)라는 말은

원래 몽골어 투벳(Thubet)에서 유래한 것으로

'눈위의 거주지'라는 의미라 하는데..

설산이 펼쳐진 고원에 사원이 세워져 있다..













새벽 일출무렵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에서 바라 본 앞산..

산 아래에선 운해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그곳에서도 어김없이 타르쵸는 날리고

기원을 담은 연기가 하늘로 오른다..












어느 고원을 지날 무렵

저 멀리 쵸르텐(돌탑)이 보이고,

그 앞엔 야크, 말, 돼지,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으며,

사람들이 삼삼오오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어느 그림이 이보다도 더 아름다울 수 있으랴...












산 능선에 만개한 타르쵸와 룽다..

그 숫자만큼이나 그네들의 아픈 마음이 담겨 있다 생각하니

마음 한 구석이 편칠 못하였다..










어느 시골 마을 식당앞에 앉아

경전이 새겨진 마니차를 들고

열심히 돌리고 있는 한 노인..

그런 모습은 그네들의 일상처럼 보였다..












늦은 오후

저 멀리 하얀 텐트와 그 위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티베트의 승려들이 수련회를 하는 곳이라 한다..


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좌측 반대편엔 공안(경찰)들이 역시 텐트를 치고

그들을 감시하고 있었다..

티베트의 독립을 위한 어떤 행동을우려해서란다...



저 멀리 산능선에 명암이 짙게 드리운것처럼

내 마음에도왠지모를 암울함이 밀려드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