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본카테고리

삶의 무게..










남해 미조항...

그 곳엔 진한 삶의 땀방울이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대기가 송구할 정도로..

지금 자판을 두드리는 이 순간에도 코끝이 찡해져 오는

그들의 고단한 삶을 전해본다..

아니,

고단함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성스럽다고 하는 것이 맞을 듯한 그네들의 삶을...






정호승/못

벽에 박아 두었던 못을 뺀다

벽을 빠져나오면서 못이 구부러 진다

구부러진 못을 그대로 둔다

구부러진 못을 망치로 억지로 펴서

다시 쾅쾅 벽에 못질하던 때가 있었으나

구부러진 못의 병들고 녹슨 가슴을

애써 헝겊으로 닦아 놓는다

뇌경색으로 쓰러진 늙은 아버지

공중목욕탕으로 모시고 가서

때밀이용 침상 위에 눕혀 놓는다

구부러진 못이다 아버지도

때밀이 청년이 벌거벗은 아버지를 펴려고 해도

더이상 펴지지 않는다

아버지도 한 때 벽에 박혀 녹이 슬도록

모든 무게를 견뎌냈으나

벽을 빠져나오면서 그만

구부러진 못이 되었다





부자이면서 가난하다고 느끼는 사람과

가난하면서 부자라고 느끼는 사람,

누가 더 부자일까?..



미조항에 정박해 있는 멸치털이 배들이 저만치 보인다..







처절하리만큼 고된 작업을 하는 항구의 한켠엔

또 다른 세상이 공존한다..

넘치는 생각과.. 말들을.. 가슴에 쑤셔넣고..

무거운 발걸음을 되돌린다..


'기본카테고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은..  (8) 2008.05.02
다초지..  (21) 2008.04.11
5D클럽 사진 전시회 동향..  (24) 2008.04.02
夫婦..  (22) 2008.03.28
봄 내음..  (22) 2008.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