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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실기암(靈室奇巖)..


한라산 백록담 서남쪽 방향에 영실(靈室)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그곳엔 이상야릇하게 생긴 기암괴석들이 하늘로 솟아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오백장군 혹은 오백나한(五百羅漢)이라고 부른다.

이 곳에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온다.

옛날 설문대할망이 오백아들을 거느리고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그 아들들이 양식을 구하러 간 사이에

아들들에게 먹일 죽을 쑤다가 그만 큰 가마솥에 빠져 죽고 말았다.

오백명의 아들들이 돌아와 배가 고픈 김에

어머니가 빠져 죽은 줄도 모르고 그 죽을 맛있게 먹었다는데

499번째 아들까지 먹고 난 후 막내가 나머지 죽을 먹다가 앙상한 뼈가 나왔다.

그제서야 아들들은 자기들이 어머니를 끓인 죽을 먹었다는 자책감으로

막내는 서귀포 앞바다로 내려가서 슬피울다 돌로 변해

'외돌개'가 되었다고 전해지고,

형들은 그 자리에서 굳어져 영실기암이 되었다고 한다..

운무가 가득하고 비가 억수같이 퍼 붓던 날,

그 아픈 전설의 일부를 가슴에 안고 발길을 돌리며 담은 사진들...




만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문 밖에서 서성이고 있다면

이미 나그네가 아니다.

.

.

.

.

김영재/'나그네' 중


"간다고 합니다..

온다고 합니다..

그걸 산다고 합니다..."



모른다

왜 그리

작고 없는지

왜 그리

깊고 넓은지

왜 그리

높고 멀리 있는지

모른다..

윤정/'존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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