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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카테고리

가을 回想....백양사


어쩌면 사진이란 건

기억의..

또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문정희 / 가을노트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다 한 말

못다 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담고

우리의 사랑이 지고 있었으므로

머잖아

한 잎 두 잎 아픔은 사라지고

기억만 남아

벼 베고 난 빈 들녘

고즈넉한

볏단처럼 놓이리라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물이 드는 것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홀로 찬바람에 흔들리는 것이지

그리고 이 세상 끝날 때

가장 깊은 살 속에

담아가는 것이지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옷을 벗었다

슬프고 앙상한 뼈만 남았다







서정윤 / 가끔은

가끔은 멀리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그대 속에 빠져

그대를 잃어버렸을 때

나는 그대를 찾기에 지쳐 있다.

하나는 이미 둘을 포함하고

둘이 되면 비로소

열림과 닫힘이 생긴다.

내가 그대 속에서 움직이면

서로를 느낄 수는 있어도

그대가 어디에서 나를 보고 있는지

알지 못해 허둥댄다.

이제 나는 그대를 벗어나

저만큼 서서 보고 있다.

가끔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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