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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야생화

4월은 잔인한 달..




4월은 잔인한달 / T.S 엘리어트의 황무지(荒蕪地) 중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잘잊게 해주는 눈으로 대지를덮고,

마른 구근으로 약간의 목숨을 대어 주었다.

슈타흔 버거호 너머로

소나기와 함께 갑자기 여름이 왔다.

우리는 주랑에 머물렀다가

했빛이나자 호프가르텐 공원에 가서

커피를 들며 한시간동안 애기했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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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 되어 봄비가 내리면,

땅속에 묻힌 뿌리에서 싹이 돋아난다.

T.S엘리어트는 그것이 싫다고 한다.

차라리 겨울이 나았다고 한다.










겨울은 식물들에게 휴면기이다.

한마디로 쉬는 季節이다.

모든 것을 잊어 버리게 하는 망각의 포근한 눈을 덮고

단잠을 자는 계절이다.











그런데 4월이 되면,

다시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봄비로 단잠을 깨워

새싹이 돋아나게 한다.











또 다시 비를 맞아야 하고.......

바람을 맞아야 하고..........

뜨거운 햇빛과 태풍을 맞아야 한다.

살기 위해 견디고 버텨야 한다.

천둥과 번개를 이겨내고 열매를 맺어야 한다.

험악한 삶의 현장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그것을 생각하니 ,

차라리 땅 속에 가만히 누워

단잠을 자던 겨울이 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4월의 봄비가 단잠을 깨우고,

다시 험악한 삶의 현장으로 몰아 세우니,

4월이 잔인한 달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이란 그것이 아니지 않은가!

가냘픈 뿌리로 겨우 숨만 쉬면서 잠만 자는 것이

생명이 아니지 않은가?













의식도 없이 가만히 누워서 움직이지 않고

잠만 자는 식물인간이 되어

겨우 숨만 쉬고 사는 것이 바라는 삶이 아니지 않은가!

생명은 거친 황야에서 비바람을 맞아가며,

천둥과 번개를 맞아가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히는 것이

경이로운 생명이 아닌가!














4월이 잔인한 달이라 함은 ,

황무지에서 피어나는 생명의 위대함의 역설 아닌가!














삶의 의욕을 잃고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삶에 지쳐서 만신창이가 되어 쉬고 있는 사람들,

살아가는 것이 고통인 사람들에게 이 4월에 ...

또 다시 살라고 한다면 ,

그것이야 말로 잔인한 달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인생이다.

그것이 경이로운 생명이다.

그것이 삶의 위대함이다.












4월이다!

생명의 위대함을 노래하는 달이다!

다시 일어나자.

다시 시작하자.

무의미한 단잠에서 깨어나서

다시 일어나서 삶의 현장에서 희망을 노래하자.



- 펌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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