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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히 젖은 불국사의 늦가을 2


석굴암과 토함산을 오르는 산길...

울긋불긋 가을을 느끼게 해 주었던 단풍들이 가을 비바람에 힘없이 스러진다...우수수...

왠지 지나간 나의 여름을 생각케 한다...







제쳐진 우산....

비바람에 아랑곳 않는 진사님의 진지한 모습...

자연의 경이로움이란...........모든 걸 잊게 만드나 보다... 모든 걸 던져버리게 하는가 보다....



어른들의 만들어진 모습을 닮아가는 동심...



" .......

그래도

그래도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아직도 널 사랑하기 때문이요

내가 널 잊어버릴 수 있는 계절을

아직 만나지 못한 까닭이요

그리고

뒤돌아 설 수 있는 뒷모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한 까닭이다

.............................."


" 두 사람이 아득한 길을 걸어 왔는데

발자국은 한 사람 것만 찍혔다.

....................... "



가을의 편린들....

무수히 왔다 가는 것들이다...

내년에 또 오겠지...

그러나 지금과는 다른...........


유안진 /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꾸며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 옷을 갈아 입지 않고 김치 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으면 좋겠다

비오는 날이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보일 수 있고
악의 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히 맞장구를 쳐주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 해 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해주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진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라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