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뜬 눈으로 살자
저 섬에서 한 달만
그리운 것이
없어질때까지
뜬 눈으로 살자
이생진 / '무명도'
그리고 착한 태양이
어느 구멍을 쑤셨기에
이처럼 피투성이가 되었나
어둠을 피로 물들이고
파도를 바람으로 일으켜세웠다
다시 어둠에 쓰러진 태양을
일으켜세울 만한 것은
침묵 외엔 없구나
이생진 / ‘해가 뜨고 해가 지고’
끝없는 그리움이 절벽을 적시면
나도 모르는 두 사람이 된다
뛰어내리자는 사람과 뛰어 내리지 말라는 사람
나는 두 사람 사이를 빠져나와
다시 희미해 진다
이생진 / ' 하늘이 가까워 질수록-범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