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인 이생진

시인 이생진..




85세의 노구로
13여 년 동안 인사동에서 시낭송회를 이어가고 계시는..

중학교 시절 은사님이기도 하지만
그의 詩가 좋아 그를 찾는다..


1960년대 초부터 이 시인은 틈나는 대로 서해와 남해의 섬을 찾았다.
인사동으로 시의 무대를 옮긴 지금도 여전히 섬을 찾는다.
그는 “도시에 부족한 서정을 섬에서 실어 나르고 있다”고 했다.






































풀 되리라

어머니 구천에 빌어

나 용 되어도

나 다시 구천에 빌어

풀 되리라



흙 가까이 살다

죽음을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풀 되리라


물 가까이 살다

물을 만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풀 되리라


아버지 날 공부시켜

편한 사람 되어도

나 다시 공부해서

풀 되리라



-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 풀 되리라 -









나는 떼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



-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 고독 -









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

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


-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 낮잠 -









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절망을 만들고

바다는 절망을 삼킨다

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절망을 노래하고

바다가 그 절망을 듣는다


- 그리운 바다 성산포 중 절망 -








'시인 이생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운 바다 성산포..  (18) 2010.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