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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

Adieu 2008 !!

















이생진 / 서귀포 칠십리




됐어

바다가 보이면 됐어

서귀포 칠십리

어느 틈으로든

바다가 보이면 됐어

詩가 밥처럼 씹히는 날

곁에 바다가 있다는 건

죽어서도 어머니 곁이라는 거

나는 쉽게 물들어서 좋아

됐어

바다가 보이면 됐어






























































이생진 / 갈증





목마를 때

바다는 물이 아니라

칼이다

목마를 때

바다는 물이 아니라

양(量)이다

그릇 밖에서 출렁이는

서글픈 아우성

목마를 때

바다는 물이 아니라

갈증이다























박산 / 언제부터인가



언제부터인가

잘난 다른 개체 보다는

못난 내가 되어봅니다

언제부터인가

어느 시인이 준 절절한 '한 줄 詩'가

결국 바람 되리라는 걸 압니다

언제부터인가

아주 예쁜 저 여인 또한

시든 꽃잎 되리라 느낍니다

언제부터인가

만나면

헤어질 때를 예상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지금은 좋지만

싫어질 때를 각오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시작하며

어찌 될지 모를 끝을 헤아려 봅니다

언제부터인가

흥하면 망할 것도

염두에 두는 게 버릇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살고 있음에

당연한 죽음을 각오합니다

그래도

언제부터인가

12월은 죽어 나가고

1월은 살아 돌아옴에 희망입니다

12월의 끝날,

그의 죽음을 보내고

살아 돌아오는 1월의

희망을 맞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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