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네팔. 히말라야

퍼슈파티나트 - 1편


 

퍼슈파티나트..

 

네팔 최대의 힌두교 사원이자

인도 대륙에 있는 4대 시바(Shiva)사원 중 하나인 곳..

 

 

이 사원은,

갠지스강 상류이자 성스러운 강으로 일컬어지는

버그머티(Bagmati)강변에 있는데,

힌두교 신자들만 출입이 가능하다.

 

 

 


 


 

사원을 중심으로 강가를 따라 아래로는

천 년이 넘도록 자리를 지켜온 화장터인 '아르여가트'가 있다.

 

강이라고 불리지만, 우리가 보기엔 작은 동네 개천 같은 모습이다.

 

힌두교인들에게는 사원을 찾는 게 주된 목적이겠지만,

일반인이나 관광객들에게는

사원에 자리한 화장터가 주된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 곳..

 

사진은 화장터 입구에서 바라 본 모습..

 

 

 

 


 

시신을 태우는 연기가 단 하루도 끊이지 않는 이곳에서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는 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시신을 태운 재가 둥둥 떠내려 와도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성스러운 강이라 여기는 버그머티 강물에 목욕하면

복을 받는다고 믿는 이들은 저마다 정성을 들여 목욕을 한다.

목욕은 물론, 물을 마시는 사람도 있다.

 

종교적 차원에서 이해하지 않는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이곳 네팔에서는 매일 같이 벌어지는 셈이다.

 

네팔의 왕비도 1년에 한번,

이곳에 와서 목욕을 하고, 물도 마시며 경배를 드린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은 종교를 초월해

삶의 덧없음과 죽음을 생각할 수 있는 인상적인 곳이기도 하다.

 

화장터 저 건너편엔 시신이 화장되고 있고,

그 화장터 강가에서 씻고 있는 사람의 모습..

 

 


 


 

시신을 태우는 연기가 자욱한

버그머티 강가의 화장터 아르여가트..

 

관광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저 아래 주검이 태워지는 모습을 지켜본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궁금하였다..

 

 

 


 


 

퍼슈파티나트 사원 앞으로

버그머티 강을 가로지르는 자그마한 다리를 사이에 두고

상류 쪽에 2개, 하류 쪽에 4개의 화장터가 있다.

 

상류 쪽 화장터는 왕족을 비롯해 권력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저 멀리 상,하류를 구분하는 다리가 보인다..

 

 

 


 


 

사는 동안, 아니 죽는 길목에서도

권력과 재력으로 인간을 구분하는

카스트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이곳..

 

 

상류쪽에서 유족들이 의식을 치르는 모습이 보인다..

 

 

 


 


 

다리를 사이에 두고

이 땅에서 힘 있는 자와 없는 자의 시신은 구분되지만,

시신을 태운 연기는 곧바로 하늘에서 뒤섞인다.

 

한 줌 재로 남은 시신의 마지막 흔적 역시

가진 자든, 그렇지 않은 자든 성스러운 강물에서 한데 뒤엉킨다.

 

세속의 삶에서는 차별이 존재하지만,

죽음의 문턱을 넘어선 순간만큼은

인간은 모두가 평등하다는 진리를 말해주는 듯하다.

 

다리 아래편에 떠 있는 조그만 배..

혹, 그 마지막 흔적을 실어나르는 배는 아닌지...

 

 


 


 

화장터에 들어서면

대기를 뽀얗게 뒤덮은 연기와 살을 태우는 묘한 냄새가 코에 스민다.

 

곳곳에 시체 타는 냄새가 진동해 헛구역질까지 날 정도..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별로 불편해하지 않는다.

 

 


 


 

정해진 화장터엔 장작더미와 짚더미가 쌓여있다.

 

장작도 일일이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까닭에,

돈이 모자랄 경우에는 시신이 덜 탄 상태에서

화장을 끝내고 강물에 던져 넣게 된다.

 

하지만 돈 있는 집안은 장작이 풍부한 것은 물론

장작불이 잘 타도록 버터까지 사서 바른다.

 

시신위에 짚단엔 연신 강물을 뿌려 적신다.

젖은 짚단을 적시는 이유는

불이 서서히 타서 시신을 완전히 연소시키기 위해서다.

 

장의사로 보이는 사람이 시체를 감싸고 있던

화려한 색상의 옷을 하나 둘 벗겨내 강물 위에 띄운다.

 

강물 위를 천천히 떠내려 가는 마지막 꺼풀은

마치 모든 것을 훌훌 벗어던진 시신이

완전한 자유를 얻어 유유히 떠내려가는 것처럼 보인다.

 

 

 


 


 

시신을 덮은 짚단에서 서서히 뽀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순간,

마치 시신의 영혼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자유롭게 훨훨 날아가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네팔인들 역시 가끔 이곳에 들러

죽음의 현장을 지켜보면서 삶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하니,

생사에 관한한 세상 모든 사람이 같은 생각을 하는 듯..

 

 


 


 

화장터 주변에는

저마다 소원을 빌며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아주 많다.

 

한 아낙이 노승인 듯 보이는 사람과 상담 중인 듯..

 

 

 

김수환 추기경님의 善終에

나라의 큰 기둥이 스러짐을 슬퍼 하면서....

永眠 하소서 !!

 

 

 

 


'네팔. 히말라야' 카테고리의 다른 글

Trekking..  (24) 2010.01.07
초모롱마.. 에베레스트  (30) 2009.12.16
퍼슈파티나트 - 2편  (4) 2009.02.21
Resham Firiri(레쌈 삐리리) & 트레커..  (10) 2008.12.20
지나온 길, 가야할 길..  (6) 2008.12.13